지난 1월 30일, 구글 캠퍼스 서울에서는 “Fireside Chat Part 2” 라는 이름으로 Interaction Design Meetup이 있었습니다.

소규모로 진행되었던 이번 밋업에서는 구글의 인터랙션 디자이너 최민상님의 진행으로, 김지홍님(삼성전자), 이효숙님(E-motion), 김병환님(spoqa), 신유민님(PXD), 이정익님(네이버), 등 업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각 분야의 패널들이 참석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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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action Design Meetup Seoul

 

Fireside Chat 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아젠다는 심플했습니다. 하지만 패널의 이야기와 참석자의 질문이 오고 가면서, 더욱 다양한 이야기들로 가지를 뻗어나가게 되었습니다.

Interaction Design Meetup : Fireside Chat Part 2

아젠다
– 잘하고 싶은 것
– 버리고 싶은 것

 

 

1. 잘하고 싶은 것

 

1-1. 커뮤니케이션

디자이너로서, 개발자로서, 혹은 기획자와 그 외 다양한 직군의 담당자로서, 그리고 무엇보다 ‘직장인’으로서, 잘하고 싶은 것은 끝이 없을 것입니다. 패널 각자의 역할에 따라 조금씩 다른 내용들에 대해 의견과 고민을 던졌지만, 결국 사람 간의 ‘인터랙션’을 잘하고 싶다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회사라는 조직 안에서 다수의 개인(혹은 집단을 대변하는 개인 – 리더, 클라이언트)과 일을 하다보면, 나의 생각이 의도치 않게 잘못 전달되거나, 혹은 제대로 전달하더라도 반대의 벽에 부딫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많은 직장인들이 커뮤니케이션 능력에 대해 고민하고, 심지어 화술/스피치 등 관련 교육 기관까지 성업중인 것이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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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국왕도 말하기 과외를 받는데…”

사람과 기계의 인터랙션에 대해 고민하는 전문가들도, 본질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것은 결국 사람과 사람의 인터랙션이라는 점이 새삼 흥미로웠습니다.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그 모든 일들이 사용자에게 가치를 전달한다는 미션으로 수렴한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사람 간의 인터랙션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더욱 본질에 가까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2. 프로토타이핑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흔히 등장하게 되는 것이 프로토타이핑에 관한 것들입니다. 특히 최근 들어서 각종 프로토타이핑 툴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고, 몇 몇 툴들이 주류를 이루며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밋업에 모인 많은 분들이 프로토타이핑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사실 이번 밋업 자체도 Sketch나 Framer 관련 페이스북 커뮤니티에서 활동 중인 분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졌고, 당연히 관련 이야기들이 많이 언급될 것이라고 예상했었습니다.

프로토타이핑 툴을 접하게 된 계기는 다양했습니다. 개인적인 이유가 있는 경우도 있었고 (자신의 결과물을 커뮤니티에 공유하고 누적되는 like 가 좋아서!!), 업무적인 이유도 있었습니다. (상사의 지속적인 압박?! “이번에 이런이런 툴이 나왔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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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하라는 건 아니야. 그냥 한번 살펴보라고.”

서로 이유는 달랐지만, 프로토타이핑 툴을 활용함으로서 커뮤니케이션 cost를 줄일 수 있게 되었다는 데에는 모두 동의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떤 툴을 선택해야 하는 지에 대해서는 아직 고민을 안고 있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밋업이 종료된 후, 네트워킹 시간에 나눴던 이야기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버튼에 액션을 추가하는 것처럼 오브젝트 기반의 작업을 선호한다면 Pixate
스테이지 단위의 흐름을 중시한다면 Flinto, Principle
코딩에 대한 거부감이 없고, 높은 자유도를 원한다면 Framer

 

그리고 이미 프로토타이핑 툴을 잘 다루고 있는 분들의 고민도 들을 수 있었는데, 대한민국 교육의 가장 핫한 키워드인 ‘국영수’ 가 등장했습니다.

“플래시 애니메이션에 더욱 현실감을 주기 위해 물리학을 공부하러 학교에 들어갔다가 중간에 포기하고 나왔다”는 일화도 있었고, “이럴 줄 알았으면 부모님이 열심히 공부하라고 하실 때 말 좀 잘 들을껄” 하는 후회도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인터랙션 디자인을 하다보면 오브젝트의 움직임에 관해 세밀한 조정이 필요하게 되는데, 이때 필요한 기초 지식들에 대한 아쉬움이 컸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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少不勤學老後悔
(소불근학노후회)

“젊을 때 부지런히 배우지 않으면 늙어서 뉘우친다.”

 

 

1-3. 결과 뿐만 아니라, 중간 과정까지 잘 하기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때로는 완성도 보다 속도를 중요시 하기도 합니다. 일단 출시하고 보완은 그 다음이 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이런 일들이 자주 반복되다 보면, 결과를 위한 결과를 만드는 데에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되고, 제공자와 사용자 모두 불만족스러운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많은 일들이 그렇겠지만,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완성도 높은 제품을 기민하게 출시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무리 노력해도 닿을 수 없는 수렴값처럼 모두를 만족시키는 균형은 아마 힘들 것 같습니다. 시장 상황에 따라, 조직의 상황에 따라, 각자 대처하는 방법은 달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

책을 만들어서 독자에게 전달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단순히 커버와 페이지로 이루어진 물체가 아니라, 그 안에 담긴 내용이 제일 중요하다는 비유로, 본질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저 열심히 달릴뿐

“그저 열심히 달릴뿐”

 

 

2. 버리고 싶은 것

 

2-1. 관성과 효율성 only

입사하고 나서 많이 들었던 이야기 중에 “3의 배수 연차에 회의감이 든다.” 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 잘 몰랐지만, 서서히 연차가 쌓이면서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업무가 익숙해지고, 동료들과도 거리감이 사라지면서, 점차 현실에 안주하게 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마치 정해진 함수처럼 ‘이런 일에는 이렇게, 저런 일에는 저렇게’ 대응하기만 하면 아무런 문제없이 일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그나마 자각증세를 느끼기 시작하면, 새로운 다짐을 합니다.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새로운 툴을 익히고, 새 마음 새 뜻으로 업무에 임하게 됩니다. 그 결과 업무 효율성이 높아지고, ‘나는 역시 효율적으로 일한다’ 는 자신감으로 충만하게 됩니다. Sketch나 Framer 같은 디자인 툴들을 활용하면 업무 효율성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어느새 관성의 늪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밋업에 참석한 많은 분들의 참가 동기가 아마 ‘관성과 효율성에 대한 고민’ 에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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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져든다, 관성의 늪으로.”

 

2-2. 지나친 긍정

우리는 늘 긍정적인 사람을 좋게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도 그렇게 생각할까요? 업무 일정을 산정할 때에 지나친 긍정은 독이 되기도 합니다. 어떤 작업을 의뢰받았을 때, 긍정과 낙관으로 가득찬 디자이너라면 “내일까지 됩니다!” 라고 외치고 나서는, 늦은 시간까지 모니터 앞에 앉아서 후회할 지도 모를 일입니다.

반면에 조금 다른 입장도 있었습니다. 지나치게 보수적인 입장을 가질 경우, 일정을 최대한 안정적이고 방어적으로 산정하게 되며, 그 결과 작업 속도와 완성도 측면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당신은 어느 쪽인가요?"

“당신은 어느 쪽인가요?”

 

2-3. 고객의 소리

고객의 소리를 버리고 싶다니, 너무 위험한 발언 아닌가? 하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곱씹어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될 수도 있습니다. 종종 앱을 다운받다 보면, 다양한 리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중에는 칭찬도 있고, 비난도 있으며, 가끔은 그럴듯한 제안도 있습니다. 간혹 CS 창구를 통해 파워유저들이 기능을 제안하기도 합니다. 이는 매우 중요한 시그널입니다. 우리의 제품이, 우리의 서비스가 사용자를 충분히 납득시키지 못한다는 뜻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위기감을 느끼고 부랴부랴 제안한 기능을 업데이트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예상만큼 반응이 좋지 않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합니다. 정말 그 기능이 서비스의 핵심 가치에 부합하는지, 이들 일부 의견이 전체 사용자를 대변할 수 있는지…

카카오 스페이스 닷원 - 고객의 소리 스크린

카카오 스페이스 닷원 – 고객의 소리 스크린

 

 

3. 영양가 있는 딴 얘기

 
아젠다가 정해져 있었지만, 곁가지로 새어나오는 이야기들이 많았습니다. 그 중에서 인상깊었던 내용 중 하나는 바로 ‘디자인 의사결정’ 과 관련된 이야기였습니다.

인터랙션이 채택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재미있는 동작과 화려한 효과들이 단순히 서비스를 꾸며주는 역할에 지나지 않는 것 같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사용자가 인터랙션 디자인에 대해 납득하려면 사용성에 부합하는 디자인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이메일 서비스에서 메일 전송 시 날아가던 비행기가, 전송을 실패한 경우에 되돌아오는 인터랙션이 제공된다면, 이는 텍스트 안내보다 훨씬 직관적인 부분이므로 당연히 채택될 확률이 높을 것입니다. 아마 많은 인터랙션 디자이너들이 고민하는 지점과 같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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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 인터랙션 by David Lee

 

밋업에 참석하기 전 애초에 상상했던 것처럼 디자인 실무나 툴에 대한 이야기는 많지 않았지만, 같은 업계 종사자로서, 그리고 직장인으로서 공감할 수 있는 고민들을 나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모임이 자주 생겨서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